한국문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3년 9월부터 한국문학회 회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 과중한 부담을 안고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1978년 학회의 이름을 한국문학회로 정하고 한국문학논총 1집을 내실 때, 초기 회원 선생님들께서 지니셨던 뜻을 미루어 짐작해보았습니다. 당신들의 학문적 열정, 학회 결성에 대한 자부심, 인문 학문에 대한 이상, 그리고 후학들을 향한 당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합니다.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아울러 우리 문학의 연속성과 전통성을 밝히는 일, 세계문학 속의 한국문학을 살피어 보편타당한 문학 이론을 얻는 일, 8도의 지역문학까지 폭넓게 수렴하는 일, 이상을 통하여 한국 문화풍속예술사의 퍼즐을 맞추는 일까지 다 계획하셨던 것 같습니다. 논리적 실증적 과정을 통해, 역사와 민속, 언어와 심리, 사회학, 문화예술 등 인접 학문을 통섭하는 학문 공동체를 이루자는 목표는 당연합니다.
45년의 세월 동안, 한국문학회는 늘 문학과 그 환경 변화를 감당하면서, 시대에 맞는 정체성과 방향성을 찾아 묵묵히 소명을 다하여 값진 성과를 축적했습니다. 세상은 오랫동안 문학의 위기를 외치더니, 이제는 아예 AI가 이끄는 생성예술의 시대라고 예언합니다. 이 변화에 대하여, 어떤 이는 문화예술의 사망선고라 하고, 어떤 이는 이 순간이 도리어 문화예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계기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쌓아주신 선배 회원님들의 학구열과 내공을 모아, 이 순간을 도약 발전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그간의 노력에 가속도를 더하여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이유”를 밝히고 보무당당하게 한국문학회의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부족한 점에 대해 회원 여러분의 애정 어린 충고와 질정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9.
한국문학회장 황병익 올림